티스토리 뷰

'블라썸(Blossom)'

-♥03-


주요인물

유예나, 한주하, 이설연, 강주영, 손유지, 권류연

등장인물(서브)

유예주(유예나의 친언니), 한주아(한주하의 여동생), 진연주, 안강희


줄거리

꽃이 피는 것 처럼, 마음에도 꽃을 피운다.

벚꽃이 떨어질 무렵 벚꽃나무 아래서 만난 여섯 사람,

특별한 인연이 되어 서로에게 큰 버팀목이 되어준다.

육각형으로 그들의 끈끈한 인연이 지속되는 블라썸(Blossom) 이야기.

(1인칭 주인공 시점 및 과거 회상)


♥03

 

한주하의 시선을 회피하고 연주와 돌아서서 반으로 향하였다.

마음이 몽글몽글하면서도 기분이 이상했다.

걱정스러운지 연주가 내게 말을 걸었다.

 

"유예나 너 괜찮아?"

 

"좀 이상해"

 

"뭐 때문인데?"

 

"이건 내가 나중에 말할게"

 

누군가를 좋아하고 멀리서 지켜본다는 거 자체가 힘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이 얘기를 꺼낼 수 가 없다. 조금만 기다려줘 연주야...

 

오늘 하루가 거의 끝나갔다. 하교를 하는 도중에 예주언니와 마주쳤다.

언니 옆에는 모르는 남학생도 있었다.

 

"어? 언니 그 옆에 남자는 누구야"

 

"아~ 얘 내 친구! 안강희라고 해"

 

안강희라는 언니 친구, 정말 멋있다.

머쩍은듯 웃더니 이내 손을 내밀며 악수를 요청한다.

 

"반가워! 많이 들어서 친동생인거 알고 있어! 안강희라고 하고 네 언니와 같은 반이야"

 

"저도 반가워요! 그런데 둘이 어디 가요?"

 

느낌이 묘한 것을 보니까 연애하는 건가? 하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언니 이 분이랑 사겨?"

 

"어? 아~ 아직은 친구야!"

 

"응 사겨 우리 오늘부터 1일이야"

 

과감하게 덥썩 언니의 손을 잡는 안강희 오빠.

볼 빨개지는 언니의 모습을 보고 흐뭇해 하는 나란 사람.

 

"언니, 오빠 둘이 빨리 내 눈앞에서 사라져~!!"

 

말은 저렇게 했지만 둘이 빨리 잘 되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렇게 강희오빠는 언니와 손잡고 갔다.

 

"데이트 잘하고 와~ 언니!"

 

뒤 돌아서 서둘러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데, 멀리서 학생회 무리가 걸어온다.

같은 버스 타는가보다 하고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나와 눈이 마주친 손유지.

 

"어~ 너는 그 옆반애네! 안녕?"

 

"안녕!"

 

"집에 가나봐?"

 

"버스 기다리고 있었어"

 

손유지 옆에 서 있는 한주하를 쳐다보았다.

주하는 권류연과 대화하고 있다.

 

"아~ 너가 타려는 버스가 저 1004번 아냐?"

 

"맞아"

 

버스를 타려고 일어섰다.

일행도 이 버스를 타려는지 내 뒤로 줄을 선채로 대화하고 있다.

 

삐빅-

 

카드를 찍고 들어가서 창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이어폰을 껴서 폰 음악을 들었다. 아주 무관심한 상태로

전혀 의식하지 않은 채...

 

그렇지만 내 눈은 행동보다도 빨랐다. 이미 내 눈동자는

한주하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렸다.

 

"주하야 저기 앉자"

 

주하와 유지가 같이 앉았고, 그 뒤로 임원들이 앉는다.

손유지가 주하를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좋아하는 것만 같았다.

 

'됐다 됐어. 신경끄자. 어차피...쟤도 무관심할거야' 라는 자기 합리화를 

시키면서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폰 음악에 흐르는 곡은 'Naver Ending Story Love with...'이라는 곡이였다.

음악의 흐름에 맞춰서 고개를 까딱이며 흔들었다. 어느덧 집 근처까지 다 왔다.

자리에 일어나서 버스 손잡이를 잡고 서 있는 채로 벨을 눌렀다. 

 

버스가 멈췄고 서둘러 내렸다. 왠지모르게 다급해졌다. 그냥

벗어나고 싶던걸지도...

 

나의 착각이라면 정말 무안할거다. 그런데 기묘한 감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버스에서 내리고서 곧바로 집으로 향했다.

 

어두컴컴한 길에 가로등 하나가 불이 깜빡이며 나를 반겼다.

으스스한 골목길 사이로 보이는 검은 형태의 모습에 살며시 두 눈을 감았다 다시 떳다.

그래도 보이는 형체....

 

살면서 귀신을 믿지는 않았지만

지금 보이는 광경이 떡하니 내 눈 앞에 보이니..

앞으로 착하게 살아야겠다고 방금 결심했다...

 

천천히 다가오는 형체에 놀라서 소리를 지르고 만다.

 

"꺄아아악-"

 

덥썩 손을 잡은 귀신..은 아니 사람은

한주하...?

 

"..."

 

"한주하?! 놀랐잖아!!!"

 

퍽퍽 한주하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살며시 때렸다.

 

"아파! 그만해"

 

"무서웠다고!!!!"

 

지금 내 감정을 알기나 하나...

무서워서 발을 동동 구르는 내 모습이 웃기기라도 한지 빵 터졌다.

 

"하하하"

 

"씨이..."

 

옆으로 비스듬히 서 있는 한주하에게 가자미 눈으로 흘겨보면서

째려봤다. 그랬더니 손으로 내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말한다.

 

"너 오늘 내 시선회피 하길래 무슨 일 있나 싶어서 따라와봤지"

 

"아니..그래도 분명 내가 먼저 내렸다고"

 

"너 내리기 전에 먼저 내가 내렸고, 난 이미 집도 다녀왔는데?"

 

손을 펼쳐서 뒤로 빙그르르 돌아서 가방이 없다는 것을 직접 확인시켜줬다.

 

'아니..그럴 필요 없는데 말이지....' 속으로 생각하면서

한편으로는 주하가 와줘서 고맙다는 생각도 했다.

 

"고마워"

 

"아~ 아까 나랑 같이 있던 여자애가 너한테 이거 전달해주라던데?"

 

"어떤거?"

 

볼펜...?

아까 내리면서 떨어트린 거 였구나...!!

어쩐지 허전하다 생각했는데...

 

"자~ 이거 이제 칠칠 맞게 흘리고 다니지 말고 잘 챙겨라~나 이제 간다"

 

웃으면서 유유히 사라지는 주하.

주하와 걷다보니 어느덧 집 앞까지 와 있었고, 나를 일부로 여기까지 바래다 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주하..고마워"

 

오늘 밤은 정말 꿀처럼 달콤하게 잘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렇게 잠을 청한다.

 

다음 날 아침!

어제 언니가 왔는지도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채 깊은 잠을 잔 탓에

지금...지각을 할 것 같다.

 

"일어났구나?"

 

왠 사복? 이라는 생각으로 위 부터 아래까지 언니를 쭉 훑어보며 스캔했다.

교복이 아니라 사복???

 

"언니! 뭐야??"

 

"나 오늘 데이트하러가! 주말인데 집에만 있으려고??"

 

생각해보니 어제 종례시간에...

안 듣고 까먹고 바로 나와버렸다는 것을...알고 충격 먹었다.

선생님이 아시면 난 교무실로 분명 불려갈텐데... 연락이 없는 것을 보니 안심을

해도 되겠구나 싶었다.

 

띠로링-

문자가 왔어요!

 

문자 내용을 확인해보니 진연주다!

'카페가자 유예나! 지금 이걸 봤으면 당장 달려올 것'

 

연주도 나와 같이 감성파라서 감성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오늘 고로

디저트 사진을 찍겠다는 연주의 굳은 의지라는 것을...내가 모를리 없지...

 

"언니 나 연주 만나러 가"

 

"알겠어~ 잘 다녀오고 언닌 오늘 좀 늦을 수 도 있어"

 

"응~ 언니 데이트 잘하고 와"

 

언니가 가고 나서 뒤 늦게 준비를 했다. 자매의 특성상 둘의 체형이 비슷하면

옷도 서로 공유할 수도 있어서 언니의 옷장으로 달려가서 원피스 하나를 골랐다.

정말 맘에드는 프릴이 달린 원피스였다. 만족한다는 표정으로 거울에 직접 옷을 대보면서

샤랄라 빙그르르 돌아보기도 하고 흡족했다.

 

"그래! 오늘은 이 거다!"

 

프릴 원피스를 입고 향한 카페.

먼저 주문을 했는지 음료를 마시고 있는 연주,

나를 보더니 손을 번쩍 들고 반갑게 맞이한다.

 

"여기야~"

 

자리에 앉기 전에 먼저 카페의 메뉴판의 목록을 쑥 훑어봤다. 역시 요거트가 최고지라는

나의 주관에 맞게 딸기 요거트를 주문했다. 잠시 후 요거트가 나왔고, 먹기 전에 사진촬영을 했다.

 

"이거봐봐 이 필터 정말 예쁘지? 디저트 사진 찍기에 안성맞춤이야~"

 

"어머! 너도 나랑 같은 어플 필터 쓰는구나!! 대박!"

 

서로서로 사진 찍은 것을 보고 공유했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휴일을 즐겼다.

 

SNS 도 하면서 방금 찍은 디저트 사진도 올리고

연주와 웃고 떠들던 사이에 창가 밖에서 보이는 주하를 발견했다.

귀엽고 예쁘장하게 생긴 꼬마아가씨와 함께 팔짱 낀 상태로 어디론가 향하고 있는 주하.

 

"어디가지?"

 

"응? 무슨 말이야?"

 

"어, 잠깐만! 연주야 여기서 기다려줘"

 

주하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주하와 예쁜 꼬마 아가씨.

 

"오빠! 나 아이스크림 흘렸어..."

 

"주아야 다시 사줄게"

 

"안녕! 나 저 카페에 있었거든! 지나가는거 보이길래 인사하려고..."

 

"반갑다! 휴일인데 여기서 쉬고 있었구나"

 

"응! 너는?"

 

"나는 동생 데리고 오늘 동물원 가려고"

 

"아~ 최근에 개장한 동물원 가려고 하는 구나!"

 

최근에 오픈한 동물원이 있는데, 사파리 월드 부터 다양한 세계 각국의 동물을 볼 수 있는 곳이 열렸다.

아마 그 곳을 가려던 참이였나보다.

 

"동생이 동물 보고 싶다고 해서 같이 가주려고"

 

"이름이 주아구나! 안녕? 한유나 언니야"

 

"유나! 유나언니 빠빠~"

 

잘가라고 손을 흔드는 주아.

동생을 잘 챙기는 모습에 또 다시 한 번 그에게 빠져든다.

매력적인 남자 '한주하'.

 

"다음에 같이 동물원은 아니더라도.. 놀이공원 갈래?"

 

먼저 선뜻 나에게 물어봐준 주하.

놀란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좋아! 가자!"

 

바로 나는 승락했다! 

손 흔들며 주하와 주아는 동물원으로 향한다.

곧 바로 카페 매장 안으로 들어왔다.

 

나를 심상치 않은 표정과 눈으로 바라보는 연주가 보였다.

 

"유나 너~설마!!"

 

"응? 뭐??"

 

"한주하 좋아하냐?!"

 

크게 소리치는 연주의 입을 틀어 막았다.

켁켁 거리며 손 치우라는 연주에게 검지손가락으로 '쉿' 입에 가져댔다.

그리고 살며시 말했다.

 

"조용! 다 들리겠어! 어 맞아! 나 주하 좋아해"

 

"주하는 좋아하는거 알아?"

 

"아니 전혀 모르지. 짝사랑이니까"

 

"언제부터 좋아했는데?"

 

"어린이집 때 처음 보고 유치원때부터 좋아했어..."

 

"헐...말도안돼"

 

"말 돼..!"

 

정말 어릴적부터 그를 좋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 그가 처음에 어린이집에서 울고 있던 나에게 인형을 주면서

달래주었던 그 순간부터였다.

 

 "그때부터 쭉 좋아했지, 도중에 유럽으로 갔을 땐 엄청 슬펐지만..."

 

"언제 갔는데?"

 

"중학교때 갔다가 3년동안 못봤지...그리고 고1 지금에서야 다시 만난건데...!"

 

"애틋하다 애틋해!"

 

손 꽃받침을 한 상태로 지난 과거를 회상하면서

그를 떠올려본다. 

 

'나 유럽가. 그래서 이제 못 볼 거 같은데'

 

'언제가는데?'

 

'오늘 떠나'

 

'안가면 안돼?'

 

'부모님 사업문제로 일단 나도 오늘 비행기 타고 가야돼'

 

'알겠어...'

 

'슬퍼하지말고 내 생각이 나면 이 인형 껴안고 자'

 

'...응'

 

지금은 열쇠고리로 끼워놓은 인형.

애지중지하는 인형이다.

 

"짝사랑 슬픈법이지~"

 

"연주야 우리 이제 밥먹으러 가자"

 

"알겠어!"

 

옆 식당으로 향했다.

연주가 아는 식당이모네라고 말해주었다.

 

"이모~ 여기 국밥 두 그릇 주세요!"

 

"어머~ 연주구나! 많이 컸네! 엄마는 잘 계시구??"

 

반갑게 맞이해주는 식당이모!

정말 따스하고 인자한 느낌을 풍겼다.

 

"그럼요! 엄마가 다음에 꼭 보자고 하더라구요!"

 

"아이구 나중에 시간날 때 전화한다고 전해줘~!"

 

연주가 찡긋 웃으며 나를 보았다.

상큼한 표정에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

주문한 국밥이 나오고 한 숟갈 떠서 맛을 보았다.

 

"여기 이모 국밥 되게 맛있어! 먹어봐"

 

정말 맛있었다. 다음에도 또 오고싶은 그런 맛이랄까.

계산은 연주가 대신 해줬다.

 

"고마워 연주야"

 

"고맙긴~ 내일 집에서 푹 쉬고 모레 학교에서 보자"

 

"그래!"

 

주말을 덕분에 알차게 보냈다.

고등학교 들어와서 조금 더 바빠진 일상이 좋았다.

물론 공부도 열심히 해야되고 준비할 것도 많지만

소소한 행복 이런게 지금은 나에게 기쁨을 주는 것만 같다.

 


작가의 말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커지다보면 가끔, 아니 매순간 착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죠

그렇지만 아니길 바라는 그 심정, 겪어보신 분들도 있을 거에요. 하지만 착각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답니다.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 확답을 얻는 중요한 전달 메세지로 작용될 수 있어요!

'작품전시관 > 단편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라썸(Blossom)♥05  (0) 2019.05.03
블라썸(Blossom)♥04  (0) 2019.05.03
블라썸(Blossom)♥02  (0) 2019.04.29
블라썸(Blossom)♥01  (0) 2019.04.28